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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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유한함을 받아들여야 한다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5. 25. 08:00
의사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어떻게든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반면 사람들이 죽음을 맞을 때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별로 배우지 못한다. 그 문제에 관한 한 되도록 회피하려 든다. 심지어 정신과에서조차. 죽음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곧 타인의 고통에 마음을 열고 다가선다는 뜻이며, 그러려면 먼저 삶이 유한하다는 개념을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엘렌 드 비세르 중에서_안네 스펙켄스Anne Speckens(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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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가?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5. 24. 08:00
환자들은 우리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 우리에게 속해 있지도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해서, 우리의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다 동원하는 데 환자들이 언제나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이야 이런 내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중대한 문제에 대해 의사와 환자가 공동 결정을 내리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15년 전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거의 모든 선택권을 의사가 쥐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취해야 할 방향과 의사로서의 본문을 분명히 제시해 주었다. 그녀에 대한 기억은 그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뚜렷이 각인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가르침과 함께. 의사로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전부는 잘 들어주는 것이다. 엘렌 드 비세르 중에서 _앙겔라 마스Angela Mass(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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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의 마지막 대화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5. 23. 08:00
나는 그분처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이야기하는 노인을 만나본 적이 거의 없다. 그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온 것에 감사했고, 아플 때 기꺼이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자네는 지금 모든 시스템이 가동 중"이라면서, "꿈을 좇아 바삐 움직이되 너무 목적지에만 집중하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여정 자체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게 된다"면서, "무작정 앞만 보며 달려 나가기보다 멈춰 서서 주변 광경을 충분히 즐기라"고도 얘기해주었다. 또 "가진 것에 그저 감사해야 한다"며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라"고,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태도에 늘 신경 쓰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엘렌 드 비세르 중에서_토미 니센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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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기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5. 19. 08:00
그리스 철학에서는 정원을 걸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디스쿠르(discours)'라고 합니다. '담론(discourse)이란 단어가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유명한 도서관에도 정원이 있어서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이곳을 걸어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사색을 진행하는 오늘날과는 풍토가 달랐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까지 평생 멈추지 않고 걸으셨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길이십니다. 그래서 걸으며 사랑을 실천하시고, 하늘로 향한 영생의 길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인간이 욕망을 풀어 놓은 곳에는 편안함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어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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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와 나눔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5. 18. 08:00
예수님의 걸음은 자신을 위한 걸음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을 내어 주는 걸음이었습니다. 하루는 예수께서 빈 들에 나가시는데 무리가 듣고 여러 고을로부터 걸어서 따라왔다고 합니다(마 14:13). 예수님의 사역은 대체로 이렇게 걷다가 진행됩니다. 예수께서 무리를 보고 불쌍히 여기셔서 병도 고쳐 주시고 먹을 것도 주신 것이 오병이어 기적의 본질입니다. 먹을 것이 넘쳐 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것의 근원이신 하나님이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함께 계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빵이 아닌 긍휼과 나눔이 본질입니다. 이어령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