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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사는 악인들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9. 3. 09:24
“내가 여기 이러고 다니는 게 사실 얼마나 힘든지 당신은 모를 겁니다. 나는 항상 몸을 숨겨야 해요. 내가 속이고 사기쳤던 사람들이 계속 죽어서 이곳으로 오는데, 그 사람들은 정말 죽어도 만나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자기가 과거에 저지른 범죄를 설명해야 한다는 건 정말이지 끔찍한 일 아니겠어요? 그래서 새로 저승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과거 나의 피해자들을 피해 세상 끝까지 도망가려 했죠. 하지만 당신도 이미 눈치 챘듯이 우리 혼령들은 누구나 생각의 속도만큼 빠르게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요. 그러니 도망이란 게 불가능하죠. 아마도 나는 어디 외따로 떨어져 있는 동굴 속에 칩거하든지, 아니면 내 발로 잡혀 들어가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지금 내 상황이에요.”
아르토 파실린나 <저승에서 살아남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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