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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와 서류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9. 5. 08:00
아마 이 순간에도 핀란드 군에서는 수백만 장의 서류들이 돌고 있을 걸세. 우편으로 부치기도 하고, 전령을 통하기도 하고, 무전으로 오가기도 하지. 어떤 건 북쪽으로, 어떤 건 동쪽으로 보내네. 작성한 서류에 부대 인장을 쿵 찍고 사인까지 긁적거리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서류라는 건 망할 놈의 모기와 비슷해. 모기 하나를 잡으면 다섯 마리가 떼로 몰려오듯이 서류도 한 통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면 왜 아직 소식이 없느냐고 공문이 다섯 장씩이나 날아오지. 나는 이런 결론을 얻었네. 때려잡는다고 모기를 근절할 수 없듯이 서류도 작성한다고 절대 뿌리 뽑을 수 없다고 말이야.
아르토 파실린나 <목매달린 여우의 숲>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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