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
기술은 우리를 더 피곤하게 한다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7. 24. 08:00
우리에게 자유를 선물해줘야 하는 신기술은 사실상 우리를 점점 더 옭아매왔다. 세탁기로 많은 양의 빨래를 빠르게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집안일이 더 편해지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야 했지만, 실상은 어떤가? 한 달에 한 번 옷을 빠는 대신 매일 빨아야 한다. 마차보다 훨씬 빠른 자동차는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 같았지만, 우리가 점점 더 먼 거리를 오가게 만들며 운송에 더 많은 시간을 쓰도록 했다. 편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신속한 온라인 이메일 덕분에 시간이 대폭 절약되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았다. 과거에는 편지를 쓰기 위해 하루에 몇 분 내지 몇십 분을 썼다면, 지금은 시시각각 이메일함을 확인하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으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었다. 가속화에는 역설이 내재되어 있다..
-
주 15시간 과연 가능할까?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7. 21. 08:00
이 강연은 그의 논문 「우리 손주들을 위한 경제학적 예측」에 정리돼 있다. 이 논문에서 케인스는 1930년까지의 추세에 근거해 "100년 내로 경제적 문제는 해결될 수 있거나 적어도 해결 방법이 보이게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과 2030년까지 평균 노동시간은 주 15시간이 될 것이며 그 시간조차 경제적이기보다는 인간적 필요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으로 다가올 많은 시대에도 고대 인간의 본성은 우리 안에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며 모두 만족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일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케인스는 말했다. 달리 말하면, 그는 미래의 짧은 노동시간을 일종의 치료 수단으로 보았다. 또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여가 시간을 감당할 수 없을 테니 "빵을 버터 위에 얇게 펴 바르도록..
-
생명과 생명에 대한 갈망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7. 20. 08:00
"나는 너보다 더 멀리까지 볼 수 있다니까, 로키. 세계수가 있는 곳까지 다 보인가고." 헤임달은 마지막 숨을 다해 로키에게 말한다. "수르트의 불은 세계수를 건드리지 못하는데, 이그드라실의 몸통에 인간 두 명이 안전하게 몸을 숨기고 있어. 여자의 이름은 '생명'이고 남자의 이름은 '생명에 대한 갈망'이지 그들의 후손이 지상에서 살게 될 거야. 이건 끝이 아냐. 끝은 없어. 그저 옛 시대의 종말일 뿐이지.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기도 하고. 죽음 뒤에는 항상 부활이 따라와. 넌 패한 거야." 닐 게이먼 중에서
-
정상인의 기준이 지배하는 세상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7. 17. 08:00
의사들은 청각장애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아 인공 와우 이식을 권유했지만, 농인을 '소수언어' 정체성으로 인식했던 농인 공동체에서는 이를 정체성에 대한 '말살'로 여기며 대립했다. 인공 와우 이식이 상당히 보편화된 현재에도 논쟁은 계속 되고 있다. 청각장애 아이에게 이식에 대한 선택권을 주지 않고 음성 언어의 세계로 편입시키는 것이 옳은지, 수어를 통한 언어 발달과 음성 언어를 통한 다소 불완전한 언어 발달 중 어느 것이 아이들을 위한 선택인지 분명한 답은 없다. 김초엽, 김원영 중에서
-
구체화되지 않은 낙관론은 현실의 고통을 축소한다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7. 13. 08:00
장애인들의 몸은 설령 같은 유형의 장애라 해도 규격화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며,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다. 테크노에이블리즘은 장애인들이 실제 삶에서 각각의 기술을 어떻게 느끼고, 그것과 상호작용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테크노에이블리즘은 장애와 기술에 대한 사회의 협소한 관점을 드러낸다. 온정과 시혜로 뒤덮인 시선들은 장애인 사이보그의 현실에는 눈을 감고, 미래적인 이미지만을 기술낙관주의의 홍보 대사로 내세운다. 지금 이곳의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고통과 장벽을 해결하는 일을 '언젠가' 기술이 발전할 미래로 자꾸만 유예한다.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수어통역을 실현하는 데 최첨단의 놀라운 기술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애슐리 슈는 기술을 통한 궁극적인 '장애의 종말'을 이야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