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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유를 생각해보기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5. 10. 08:00
구유는 예수의 탄생을 떠올리기 위해 인간이 고안한 것 중에서 가장 덜 초월적이면서 가장 인간적인 것이었다. 이 성스러운 디오라마에서는 그별과 오두막 위를 나는 두 천사만 제외하면 신학적으로 해석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배치된 사람이 많을수록 구유는 그만큼 더 많은 일상을 보여 주고, 그로써 아이들이 이전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어쩌면 아직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 대한 일말의 동경을 일깨워 줄지 모른다.
움베르트 에코 <미친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순록과 낙타(2006.12.2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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