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득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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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생각해보기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10. 8. 09:11
진정한 나눔에 대한 김규항의 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나눔은 적선이나 자선이 아니라 적선과 자선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나눔은 ‘불쌍한 사람’과 그 불쌍한 사람을 돕는 ‘훌륭한 사람’으로 역할을 나누어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쇼가 아니라, 누구든지 제 능력과 개성에 맞추어 정직하게 일하는 것만으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자존심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노력이다. 깨끗한 부자란 말하자면 ‘불쌍한 사람’과 ‘훌륭한 사람’이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언제나 ‘훌륭한 사람’의 배역을 맡아 주인공 노릇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다. 박득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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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복신앙이 전하는 것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10. 6. 08:00
기복신앙을 전하는 이들은 제발 이런 성도들의 아픔에 마음의 귀를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긍정의 배신》에서 잘 밝혀준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는 아무리 긍정적 사고와 태도로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잘 믿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만큼은 특별히 신경을 쓰셔서 반드시 성공의 사다리를 타게 해주신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속보이는 일, 남부끄러운 일이다. 모든 기복신앙은,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율법주의와 통하게 되어 있다. 둘 다 인간의 탐욕을 신앙적․신학적으로 정당화해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박득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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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을 부정한다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10. 4. 08:00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물질적 행태와 거기에 내재된 가치관과 신조들은 신을 실제적으로 부정한다. 이글턴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신학적 사고가 불가능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성취와 충족이 패키지로 거래되고 욕망이 관리되며 정치마저 경영화되고 소비자 중심 경제가 지배하는 깊이 없는 사회에서는 신학적인 문제가 적절하게 제기될 가능성조차 거의 없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심오한 정치적․도덕적 토론조차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기껏해야 이데올로기적 정당화에, 영적인 향수 달래기에, 아니면 무가치한 세계로부터 개인적으로 탈출하는 데나 이용되지 않겠는가. 박득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