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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은 톱니바퀴도 될 수 없다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12. 21. 08:00
정규직 직원이라고 해서, 하기 싫은 일을 안 하는 건 아니었다. 그들은 사원증을, 정서는 출입증을 목에 걸고 다녀도 어차피 아침에 출근하고 눈치 보며 퇴근하는 건 같았으니까. 하지만 정규직과 계약직은 분명 달랐다. 정서는 예전부터 직장인들이 스스로를 기계의 부품으로, 특히 톱니바퀴로 비유하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언제든 교체 가능하며 늘 반복되는 일상에 갇힌 슬픈 도구. 그런데 계약직은 톱니바퀴도 될 수 없는 존재였다.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게 도와줄 기름 같은 존재. 도구의 도구 같은 존재. 회사는 계약직 직원을 물에 섞이지 못하는 기름처럼 대하고 있었다.
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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