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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를 위한 보존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9. 1. 08:00
"이 나라 꽤 맘에 드는군요."
"나도 그렇소. 외세가 이 조그만 나라마저 망치면 곤란하지. 우린 사유 없는 현대성과, 반성 없는 문물과, 시적 메마름과, 매너 없는 자들이 싫소."
"외람되지만 고인 물은 썩는 문제가 우려되진 않는지요?"
"안 썩소. 보다시피 안은 다 새롭잖소. 우리 집도 디자인만 르네상스풍이지 죄다 신식이오. 괜찮은 과학기술과 디자인은 조화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다 받아들이니까. 굳이 새로운 걸 소비하느라 균형을 깰 필요가 없는 거요. 새롭다는 것들 중에서도 실상은 새롭지 않은 게 수두룩하지 않소. 조화를 위해 보존하는 거라오. 썩는다는 표현은 곤란하지."박상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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