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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과 과학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3. 7. 10. 08:00
휠체어를 탄 '모자란(결여된)' 인간에서 휠체어와 통합된 어떤 존재로 나를 희미하게 인식했을 때 나는 비로소 정체성 물음 앞에 본격적으로 서게 되었다. 과거에는 종교나 국가가 인간의 정체성 물음에 일정한 답을 내려주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 성별, 신체조건을 그 사회의 정치적, 신학적 권위가 부여한 내용대로 규정하고 살았다. 우리의 시대는 소위 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이며 개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묻고 답하기 위해 각자 투쟁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자신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역설적이지만) 자유주의적 질서 안에서 살아가며, 그 질서는 정치권력, 지배적 문화, 종교, 언어, 미디어, 거대 자본의 영향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강력한 힘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과학이다.
김초엽, 김원영 <사이보그가 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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