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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화와 유자
    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3. 10. 08:00

    매화와 유자만 그렇겠는가? 사람 역시 모두 자기 나름의 향기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다른 향기에 나의 향기가 덮이고, 다른 색깔이 묻히는 곳에는 애초에 나아가지 않아야 한다. 마땅히 자신의 향기가 더욱 진하게 퍼져 나가는 곳, 자신의 색깔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하는 곳에 자리해야 한다. 다른 향기가 더 좋다고 나의 향기를 지우고, 다른 색깔이 더 빛난다고 나의 색깔을 없애려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 다른 사람의 향기가 아무리 좋고 색깔이 아무리 빛난다고 해도 나만의 향기와 색깔을 지니는 것만 못하다. 매화의 향기와 색깔을 지녔다면 매화답게 살면 되고 유자의 향기와 색깔을 지녔다면 유자답게 살면 된다. 향기가 진한 장미도 아름다운 꽃이고 향기가 없는 모란도 아름다운 꽃이다. 향기가 진하다고 해서 취하고 향기가 없다고 해서 버리지 않는다. 진한 색깔을 뽐내는 노란 국화도 국화고 순백의 색깔을 지닌 하얀 국화도 국화다. 색깔이 노랗다고 해서 취하고 하얗다고 버리지 않는다. 무릇 자연의 이치가 이와 같은데, 자연의 일부에 불과한 사람 역시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덕무 <문장의 온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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