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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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채집에서 얻은 깨달음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2022. 4. 2. 09:30
농사는 원래 환경 파괴를 기본으로 한다. 자연 상태라면 함께 존재해야 할 다양한 생물 개체들을 인간이 먹고 싶은 몇 가지로 줄이는 행위는 이미 부자연스럽다.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건, 사슴과 토끼와 두더지와 민달팽이 덕분이었다. -중략- 사슴을 미워하기 싫어 시작한 야생 채집은 내 삶을 의외의 방향으로 바꿔놓았다. 먼저 돈을 주고 음식을 사 먹을 때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든다. 뭐든 먹으면 내가 살겠다는 생각에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고마운 마음만 든다. 유기농이나 고급 식재료를 기피하던 마음도 없어졌다. 그런데도 나쁜 건 절대 안 먹겠다고 다짐하던 예전보다 이런 식품들을 먹는 일 자체가 크게 줄었다. 무언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내가 그것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말해준다는 것도 그렇게 알게 됐다. 박혜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