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골주민 2023. 3. 15. 08:00

집에 간다고 지옥에서 로그아웃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갈 쌍둥이들은 이만저만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었고, 아내 역시 부업을 하며 살림을 꾸리느라 경만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가정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안정감, 내 편 이라는 동질감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퇴근 후 집에서 먹던 야식에 소주는 퇴출된 지 오래다.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