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정신이 다니는 길

방골주민 2022. 10. 17. 08:00

지표면은 부드러워서 인간이 밟으면 자국이 남는다. 정신이 다니는 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세상의 간선도로들은 얼마나 닳아빠지고 먼지투성이일까. 전통과 순응은 얼마나 깊은 바퀴자국을 남겼을까. 나는 선실에 틀어박혀 여행하는 선객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세상의 돛대 앞과 갑판 위에서 일하는 선원이 되고 싶었다. 거기서는 산을 비추는 달빛을 가장 잘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제 나는 갑판 밑 선실로 내려가고 싶지 않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