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생각하기/생각거리

평신도의 정체성

방골주민 2023. 11. 17. 08:00

실제로 마귀는 이런 문제에서 손쉽게 우리들을 다루고 있다. 비열함이나 폭음 혹은 간음 같은 죄로 우리 영혼을 파괴하기 위해 복잡한 계략을 짜내지 않고도, 또한 죄책감에 못 이긴 우리들의 갑작스런 회개로 모든 일을 망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그저 평신도라는 생각을 우리의 정체감 속에 슬쩍 밀어 넣기만 하면 된다. 우리 몸속에 살고 있는 기생충처럼 말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님과 직접 상대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부적합하다고 여기는 것은 겸손한 것과 다르다. 그러다 보면 결국 하나님과 직접 관계하는 일을 중단하게 된다. 우리 대신 그 일을 해줄 전문가들이 주변에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우리는 금세 주님을 따르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아뢰는 일을 멈추어 버린다. 

 

유진 피터슨 <일상 부활을 살다>